성북동에 있는 길상사를 향해 봅니다. 올여름 장마는 무척이나 깁니다. 장마가 잠시 주춤한 오늘 파란 하늘과 흰구름이 서로 어우러진 모습이 너무 예뻐 보입니다. 이런 날은 바깥공기도 한번 쏘여 주어야 하겠기에 더운날씨임에도 불구하고 길을 나서봅니다.
길상사 가는길
카카오맵으로 확인해 보니 길상사는 한성대 입구역에서 1.8㎞ 로 걸어서 28분 정도의 거리입니다. 오랜만에 성북동 거리도 구경할 겸 한성대입구역에서 내려 천천히 걸어가 보기로 합니다. 한성대입구역에서 선잠단지까지 걸어가다가 뜨거운 날씨를 이기지 못해 길상사로 향하는 마을버스에 올라 탔습니다.
사적 제83호로 지정된 선잠단지는 선잠제를 지낸곳입니다. 선잠제란 고려시대부터 조선초기까지 나라에서 지낸 제사로써 백성들에게 양잠을 장려하고 누에치기의 풍년을 기원하는 제사였다고 합니다.
버스를 오르자마자 버스는 경사가 꽤나 쌘 오르막길을 올라가기 시작합니다. 버스를 타는것이 탁월한 선택임을 느끼는 사이 금새 길상사에 도착합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길상사에 간다면 한성대입구역에서 02번 버스를 타고 가는것이 좋을것 같습니다. 거리 구경이야 버스를 타고도 충분히 할수 있으니까요. 차량을 이용할 경우는 길상사 입구(일주문)를 조금 지나면 나오는 주차장을 이용할수 있습니다.
길사상의 유래
길상사는 원래 '대원각'이라고 하는 요정이었다고 하지요. 요정 정치로 유명하던 박정희 정권시절에 3대 요정으로 꼽히는 곳이었다고 하니 당시 명성을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대원각의 주인인 김영한(법명 길상화)은 '무소유'를 읽고 감명받아 이곳을 법정스님에게 시주하여 누구나에게 열려있는 지금의 길상사가 되었다고 합니다.
길상사는 가을 단풍으로 유명한 곳이기도 합니다만 푸른 여름 풍경도 나쁘지 않습니다. 한 여름날이지만 비교적 높은 지대에 위치한 숲속이라 그런지 버스를 타기 전의 무더위는 느낄 수 없었습니다. 한여름이지만 길상사의 안의 온도는 시원한 느낌마저 듭니다.
길상사의 풍경
일주문을 들어서면 극락전 앞에는 흰색 연등이 가득합니다. 극락전의 좌측길을 따라 천천히 올라가 봅니다.
다른 절에서는 보지 못한것 같은데 작은 오두막 같은 조그만 집들이 많이 보입니다. 스님의 처소라고 하는데 특이하기도 하고 이색적으로도 보입니다.
길을 따라 쭈욱 올라가보니 진영각이라는 건물이 나옵니다. 법정스님이 기거하던 곳이라고 합니다. 화단을 보니 법정스님의 유골을 모신곳이라는 표지판이 보입니다. 법정스님의 유골은 마지막에 머무셨던 '송광사 불일암'에 모신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여기에도 함께 모셨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한옥의 툇마루에 앉아 있으면 평안한 기분을 느낄수 있습니다. 더욱이 법정스님이 머무셨던 곳이라고 하니 그 느낌이 더한 것 같습니다.
진영각을 나와 길상선원 앞 길을 따라 내려옵니다. 길상선원 앞에도 조그만 오두막이 몇개 보입니다. 작은 오두막집 사이로 난 길이 조그만 마을을 걷고 있는 듯하여 재미가 느껴지기도 합니다.
길을 다라 내려오면 설법전이 보입니다. 설법전 옆의 조그만 공간에 마련된 벤치에 앉아 있으면 보이는 주변의 풍경이 기분을 좋게 합니다.
설법전 앞에는 기존의 모습과는 조금 달리 보이는 관세음보살상이 있습니다. 성모마리아를 닮은듯한 이 관세음보살상은 법정스님이 종교 간의 화합을 염원하는 마음으로 천주교 신자인 최종태 조각가에게 의뢰하여 봉안하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설법전 옆으로는 '길상7층보탑'이 있습니다.
길상사를 한바퀴 돌아보았습니다. 서울에는 의외로 자연 속에서 힐링할 수 있는 장소가 꽤 많이 있는것 같습니다. 한여름 화창한 날씨에 돌아보느라 조금 덥기는 했지만 잠시 마음이 차분해짐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다음 목적지 심우장으로
길상사를 나서 다음 목적지인 심우장으로 향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