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열리는 현대미술 전시 중에서 올해 상반기를 대표할 만한 핫한 전시인 마우리치오 카텔란《WE》가 리움미술관에서 진행 중입니다. 마우리치오 카텔란《WE》를 관람하려면 미리 온라인으로 예매를 해야 하는데, 예매 시 접속자수가 많아 예매가 쉽지 않을 정도로 상당한 인기를 얻고 있는 전시입니다.
전시정보
전시명 : 마우리치오 카텔란 《WE》
기 간 : 2023 01.31 ~ 2023.07.16 (월요일 휴관)
관람료 : 무료 (사전예약제 실시)
장 소 : 리움미술관 M2
관람시간 : 10시~18시 (예약시간별 입장가능)
예매정보
관람료는 무료이나 100% 사전예약제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예매는 온라인을 통해 실시하고 있으며, 개인별로 예매 가능한 인원은 최대 4인입니다. 예매는 관람일로부터 14일 전 오후 6시부터 시작합니다. 마우리치오 카텔란 《WE》 전시의 상당한 인기로 인하여 예매가 거의 수강신청이나 인기콘서트 티켓 예매하는 수준으로 녹록지 않습니다. 관람을 원하는 날짜에 맞추어 미리 예매 페이지에 접속 대기하다가 바로 예매신청을 해야 관람이 가능하니 이점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작가정보 : 마우리치오 카텔란(Maurizio Cattelan)
마우리치오 카텔란(Maurizio Cattelan)은 1960년생으로 이탈리아 출신의 조형과 설치작품을 위주로 하는 시각예술가입니다. 아버지는 트럭 운전사이고 어머니는 청소일을 하는 넉넉지 않은 가정에서 태어난 카텔란은 일반적인 회사를 다니기도 했고, 꽃배달, 가구 만드는 일, 영안실에서 시체 닦는 일까지 다양한 일을 경험하면서 살았다고 합니다. 그는 20대 말쯤까지 미술과는 상관없는 삶을 살아오다가 우연한 기회에 예술가들의 모습을 접하게 됩니다. 예술가들을 본 카텔란은 노동을 하면서 살아가는 것보다는 예술가로서 사는 것이 더 재미있고 더 잘 살 수 있을 것 같아 호기심에 예술가의 길을 선택했다고 합니다.
카텔란은 미술과 관련한 교육을 받은적이 없는 아웃사이더 예술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의 작품에서는 기존의 예술이나 사회에 대하여 유머러스하고 센스 있는 풍자를 볼 수 있습니다. 풍자의 내용에 있어 다소 논란의 여지를 주는 작품들과 전시의 과정에서 만들어내는 퍼포먼스와 이슈로 아웃사이더였던 그는 미술계의 주목받는 인물이 됩니다.
작품 리뷰
무제 (2001)
리움미술과 M2의 1층 전시실 입구에서 좌측 부분의 바닥을 바라보면 그 바닥을 깨고 나와 고개를 빼꼼히 들고 있는 누군가의 모습이 보입니다. 카텔란의 무제(2001년)라는 작품입니다. 기존 미술계를 풍자하는 미술 교육도 받지 않은 카텔란이 현재 미술계를 외부에서 침입하는 모습을 담은 카텔란의 정체성을 풍자한 자전적인 작품입니다.
참고로 이작품은 실제로 전시실의 바닥을 1.5m 정도 파내고 설치한 작품이라고 합니다. 작품 전시를 위해 건물 자체를 이렇게 훼손시킨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닐 것 같은데, 이런 방법을 선택한 리움미술관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노베첸토(1997)
전시장의 천장측을 바라보면 거대한 말 한 마리가 매달려 있습니다. 작품명은 노비첸토입니다. 노비첸토는 1900년대인 20세기를 의미하는 이탈리아어입니다. 20세기는 산업화의 발전 과정속에서 인류에게 많은 변화를 이끌어온 시대입니다. 이런 20세기 이전에 말은 이동수단이기도 했지만 강렬한 힘을 상징하는 존재이기도 하였습니다. 20세기를 마무리하는 1997년에 제작된 작품인 노비첸토는 한때 힘의 상징이었던 말을 공중에 힘 없이 매달게 함으로써 곱게 시작되는 21세기를 대비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또한 이 작품은 실제 말을 박재함으로써 제작방식에 대한 논란이 있던 작품이기도 합니다.
그 (2001)
카텔란의 초기 유명한 작품 중 하나인 '그(2001)'입니다. '그'는 전시장의 구석에서 두 손을 모으고 무릎을 꿇고 있습니다. 작은 체구에 히틀러의 얼굴을 하고 있는데 몸의 동작은 무언가를 반성하는 듯하고 얼굴 표정은 조금 억울하는 듯 보이기도 하고 눈치를 보는듯해 보이기도 합니다.
이 작품은 무릎 꿇고 회개하고 있는 모습이지만 인류 역사상 최악의 전범자인 히틀러를 굳이 우리가 왜 보아야 하는가와 또한 잘못을 뉘우치지도 않은 전범자를 왜 이런 모습으로 표현했는지에 대해 논란이 있었던 작품입니다.
관람자의 입장에서 보자면 그 대단한 힘을 가졌던 전범자 히틀러를 관람자인 내가 직접 아래로 내려다볼 수 있다는 사실에 약간의 쾌감을 느끼게 되는데, 카텔란은 속죄하지 않은 죄인 히틀러를 송환시킴으로써 죄인은 어떤 방식으로라도 반드시 속죄시켜야 한다는 것을 표현하고자 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반대로 나 스스로는 올바르게 살아왔는지 앞으로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게도 합니다.
아홉 번째 시간 (1999)
이 작품은 '아홉 번째 시간(1999)'입니다. 아홉 번째 시간이란 평균적인 일출시간으로 부터 아홉 번째 시간인 오후 3시경을 의미하는데, 예수가 십자가에서 절명하신 시간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기도 합니다.
'아홉 번째 시간'은 운석을 맞아 고통스럽게 곧 죽음을 맞이할 듯한 교황 요한바오로 2세를 모습을 담은 리얼한 모습의 작품입니다. 하느님을 섬기는 종교계를 대표하는 교황이 운석이라는 천벌을 받아 죽어간다는 아이러니한 설정을 통해 종교계를 비판하고 풍자하는 작품입니다.
누군가에게는 상당히 불쾌한 느낌으로 다가올 수 있겠지만 카텔란이란 작가가 이러한 표현을 통해 논란거리를 만들고 작품으로 질문해 나가는 방식을 취하고 있어 그만의 언어로 받아들여 주어야 할 듯합니다.
위에서 전시작품 중 몇 개의 작품에 대해 리움미술관에서 제공하는 디지털가이드의 내용을 토대로 일반인으로서 관람한 느낌을 조금 적어보았습니다. 이번 전시에는 위의 작품들을 포함해 총 38개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언제 또 이런 전시를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기회가 또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예매가 번거롭더라도 시간이 되신다면 꼭 관람하시길 추천드립니다.
다른 작품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