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무슨 이유인지도 모르게 딸꾹질이 날 때가 있습니다. 주변에 사람들이 있는데 시도 때도 없이 '힉힉' 대는 바람에 난처한 상황에 처하기도 하고 혼자 있을 때라도 해도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딸꾹질이 생기는 원인은 무엇인지 빨리 멈추는 방법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딸꾹질이 난다면 급하게 멈추려고 물만 들이켜지 말고, 그 원인에 대해 차분하게 파악하고 이해한다면 좀 더 수월하게 딸꾹질을 멈추게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딸꾹질 멈추는 법
흔히 발생하는 딸꾹질인 급성 및 일과성 딸꾹질의 경우 전통적이고 경험적인 물리적인 치료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놀라게 하기
갑작스러운 자극을 통해 딸꾹질을 멈추게 할 수 있습니다. 흔히 딸꾹질하는 사람을 깜짝 놀라게 하여 딸꾹질을 멈추게 하는 방법인데, 상대방을 깜짝 놀라게 한다거나 내가 스스로 놀라게 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는 않습니다.
2) 두 눈을 눌러주기
눈을 강하게 눌러 딸꾹질을 억제합니다.
3) 경동맥 문질러주기
경동맥을 약간 문질러 자극하여 딸꾹질을 멈추게 합니다. (경동맥은 머리와 심장을 연결하는 혈관으로 목의 앞쪽에서 손을 펴고 감싸 쥐면 좌우로 잡히는 혈관이 있는데 이것을 경동맥이라 하며, 머리와 심장을 연결하는 혈관입니다.)
4) 발살바 호흡법
숨을 깊게 들이마신 뒤 숨을 참는 호흡법을 통해 딸꾹질을 억제합니다.
5) 천천히 또는 빨리 물을 마시거나, 레몬을 물고 있기, 설탕 삼키기
입 안과 식도를 자극하여 딸꾹질을 멈추게 합니다.
6) 숨 참기, 봉지 대고 숨쉬기
몸의 이산화탄소 농도를 증가시켜 딸꾹질을 억제합니다. 딸꾹질이 발생하면 "힉"과 같은 소리가 1분에 4회에서 60회까지 다양한 횟수로 날아옵니다. 이산화탄소 수준이 낮을수록 딸꾹질 횟수가 더 많아집니다. 그러므로, 숨을 몰아쉬면 이산화탄소가 감소하여 딸꾹질이 더 자주 발생하고, 숨을 참거나 봉지를 입에 대고 숨을 쉬면 이산화탄소 수준이 증가하여 딸꾹질이 감소할 수 있습니다.
7) 혀의 깊은 곳을 칫솔로 눌러주기
혀를 자극하여 구역질을 유발하고 딸꾹질을 멈추게 합니다.
8) 코를 통해 고무관을 넣기
코를 통해 고무관을 넣어 자극하여 딸꾹질을 억제합니다.
9) 따뜻한 물 마시고 잠시 휴식 취하기
따뜻한 물은 딸꾹질을 하게 하는 수축된 횡격막 근육을 이완시켜 주어 딸꾹질을 완화시킬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크게 자극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직접 경험해 본 결과 가장 효과가 좋았던 방법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경험적인 치료 방법들은 주로 일시적인 딸꾹질에 효과를 보이며, 난치성 딸꾹질에는 잠시 동안만 효과를 나타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증상과 원인
딸꾹질은 횡격막 근육과 갈비뼈 사이의 근육이 수축하면서 성대가 닫혀 숨을 쉬려고 할 때 소리가 나는 증상입니다. 이는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발생하며, 대부분은 금방 좋아지지만, 증상이 오랫동안 계속되거나 반복적으로 악화되면 대화, 식사, 수면 등의 일상생활에 불편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딸꾹질은 증상의 지속기간에 따라 급성 또는 일과성 딸꾹질(2일 이내), 지속성 딸꾹질(2일 이상~2개월 미만), 난치성 딸꾹질(2개월 이상)로 분류됩니다. 남성이 여성에 비해 딸꾹질을 더 자주 겪으며, 50세 이상에서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딸꾹질의 원인에 대해 정확하게 밝혀진 바는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가바(GABA), 도파민, 세로토닌과 같은 물질과 여러 수용체들과 횡격막수축에 큰 역할을 하는 횡격막신경을 비롯하여 미주신경, 교감신경, 뇌간(뇌줄기), 시상하부 등 다양한 신경과 뇌 영역이 관련되어 있어 딸꾹질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 급성 딸꾹질은 식사를 서둘러하거나 과식, 매운 음식 섭취, 차가운 또는 뜨거운 음식, 탄산음료 과음, 위내시경 검사 등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공포감, 흥분, 충격적인 경험 등 심리적인 요인과 급격한 온도 변화도 딸꾹질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2) 난치성 딸꾹질의 원인으로는 과식에 의한 위의 급격한 팽창 또는 위산의 역류로 인한 위장 장애가 가장 흔합니다. 그 외에도 미주신경, 횡격막신경 자극, 횡격막 이상, 양쪽 폐 사이 종양, 알코올 의존증, 전신마취, 스트레스 또는 불안과 같은 심리적인 요인도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신경계 이상인 머리 부상, 다발성 경화증, 뇌수막염, 수두증 등도 난치성 딸꾹질을 유발할 수 있으며, 상세한 진찰이 필요합니다.
일부 약물도 딸꾹질을 일으킬 수 있는데, 특히 덱사메타손이라는 스테로이드는 딸꾹질을 더 자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스테로이드 치료가 필요한 경우 덱사메타손 대신 메틸프레드니솔론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또한, 벤조디아제핀 계열의 안정제, 마약성 진통제, 특정 항암제 등도 딸꾹질을 유발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난치성 딸꾹질의 치료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급성이나 일과성 딸꾹질의 경우는 대부분 스스로 개선되기 때문에 특별한 치료가 필요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속성이나 난치성 딸꾹질의 경우에는 진찰과 검사를 통해 원인을 찾고 치료해야 할 필요가 있을 수 있습니다.
1) 위식도 역류 질환에 의한 딸꾹질은 프로톤 펌프 억제제와 같은 제산제를 복용하여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습니다.
2) 뇌나 척수신경의 이상이 딸꾹질의 원인인 경우, 해당 이상을 치료하면서 딸꾹질도 개선될 수 있습니다.
3) 투석 환자의 경우 복막을 통한 투석 약물 조정으로 딸꾹질을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딸꾹질의 원인을 찾고 치료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치료 방법이 제시되었지만, 아직까지 과학적으로 증명된 지속성과 난치성 딸꾹질을 완전히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따라서 원인을 찾지 못하는 경우에는 증상을 완화시키기 위해 다양한 치료 시도가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